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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리는 삶을 살고 계신가요? - 슈독(필 나이트, 나이키 창업자) 리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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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장을 앞두고 있는 크래프톤의 창업자 김창한 대표님께서 읽고 펑펑 우셨다는 그 책, 나이키 창업자의 자서전 '슈독'을 읽어봤습니다.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의 의미
요즘 몇십 억, 몇백 억에서 크게 몇조까지 투자받았다는 소식이 자주 들립니다. 그래서인지 창업을 한다고 하면 참 멋있어 보입니다. 혹시 '대표'라는 직함을 가지고 양복을 쫙 빼입고 투자 유치나 아이템 발표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모습이 떠오르진 않으신가요?
하지만 나이키 창업자에게 사업이란 이런 것이었습니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그래서 사업 망하면 뭐할래?'라는 말을 매일 듣습니다. 현금이 부족합니다. 은행, 투자자, 가족, 직원, 직원의 부모님, 모든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합니다. 믿었던 협력사가 뒤통수를 칩니다. 경쟁사가 정부에 로비해 세금 폭탄을 맞습니다. 세금 징수 공무원에게 '그럼 우리 회사가 망할지도 몰라요'라고 말하니 '그래서요?'라는 답을 듣습니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다른 문제를 해결하면 또 새로운 문제가 생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결국 성공합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2019년까지 나이키의 슬로건은 'Just do it'이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저 슬로건이 생각났습니다. 그렇게 아버지에게 빌린 50달러로 시작해서 나이키는 시가총액 312조(2021.8.8 기준)의 회사가 되었습니다. 굳이 나이키 브랜드에 대해서 설명을 더 안 해도 되겠지요.
결국 열정과 팀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그때까지 세상을 향해 정당하게 분노감을 표출하지 못했다. 세상은 우리를 잘못 판단하고 꺼져버리라고 했다. 우리는 직장상사에게 버림받았고, 운이 따르지 않았고, 사회로부터 거부당했다. 외모에서도 은총을 받지 못했다. 우리는 인생의 초기에 실패를 맛보았다. 우리는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입증할 만한 일을 찾아 나섰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헤이즈는 체중이 많이 나가서 파트너로 승진하지 못했다. 존슨은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표준적인 삶에 적응하지 못했다.
보험과 변호사를 싫어하는 스트라세는 보험 변호사가 됐다. 우델은 뜻밖의 사고로 젊은 시절 꿈을 포기해야 했다. 나는 야구팀에서 내쳐져 깊은 좌절감을 맛보아야 했다.
버트페이스가 열릴 때마다 패배를 타고난 사람들과 나 자신을 동일시했다. 그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p432~p433)
사실 책에서 디테일한 경영학적 논리가 나온 적은 없었습니다. 멋있는 전략과 도표가 나오지도 않습니다. 사업에서의 새로운 문제들은,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지식 밖의 무언가를 요구하기 때문에 늘 새로 배워야 했습니다. 책의 중반부로 가면서 조금 편안하게 읽을 수 있나 싶었는데, 문제는 끝도 없이 주인공을 괴롭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간 저도 이렇게 치열하게 무엇인가에 몰두하는 팀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뜨거운 여름, 올림픽에 참 어울리는 책입니다. 미친듯이 몰두하는 사람의 매력과 에너지와 위대함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여러분은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계신가요?
새파란 문장들
(p8)
그러나 나는 내심 다른 무엇인가를 꿈꾸고 있었다. 나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생각보다 짧고, 한정된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 시간을 목표를 가지고 창의적으로 써야 한다. 무엇보다 남들과는 다르게 써야 한다. 나는 내가 태어난 흔적을 세상에 남기고 싶었다. 승리하고 싶었다. 아니, 남에게 지는 것이 싫었다.
(p172)
나는 일주일에 6일은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에 출근하고 이른 아침, 늦은 밤, 주말, 휴가는 블루 리본에서 일했다. 친구도 만나지 않고, 운동도 하지 않고, 사교 활동도 전혀 하지 않았다. 나는 이런 생활에 전적으로 만족했다. 확실히 내 삶은 균형이 잡혀 있지 않았다. 그러나 전혀 개의치 않았다. 나는 훨씬 더 심한 불균형을 원했다. 내가 원한 것은 새로운 종류의 불균형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오직 블루 리본에만 몰두하고 싶었다. (중략) 정말 중요한 한 가지 일에만 계속 집중하고 싶었다. 내 삶이 온통 일뿐이고 휴식이 없을지라도. 나는 일이 휴식이 되기를 원했다.
(p232)
현금이 필요했다. 그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황금빛 햇살, 청명한 푸른 하늘, 세상은 천국처럼 나른하게 느껴졌다. 이 모든 것이 나를 조롱하는 것만 같았다. 1967년 여름이 사랑의 여름이었다면, 1970년 여름은 현금의 여름이었다. 나한테는 현금이 없었다. 나는 하루 종일 현금만 생각하고, 현금만 이야기하고, 하늘을 보면서 현금을 애원했다. 내 나라를 줄 테니 현금을 다오. 이제 현금은 자기 자본보다 훨씬 더 혐오스러운 단어가 됐다.
결국 나는 내가 하기 싫은 일,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일을 하고 말았다. 나는 귀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한테든지 현금을 달라고 졸랐다. 친구, 가족은 물론이고 안면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현금을 빌려달라고 했다.
(p269)
슈독은 신발의 제조, 판매, 구매, 디자인에 전념하는 사람을 말한다. 신발에 일생을 건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두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 표현을 쓴다. 그들은 오랜 세월을 두고 꾸준히 신발에만 몰두한다. 그들은 신발 외에는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신발 마니아로서 심리 장애 증세가 뚜렷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머리는 안창, 바닥 창, 안감, 대다리, 리벳, 등가죽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 차 있다. 나는 그들을 이해했다. 사람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7500보, 평생 동안 2억 7400만 보를 걷는다. 평생 동안 지구를 여섯 바퀴나 도는 셈이다. 슈독은 이런 여행에서 한 부분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슈독은 인류의 발이 지구 표면과 접촉하는 경첩을 다듬는 사람이 아니라 인류를 이어주기 위한 더 나은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이다.
(p541)
돈이 굴러 들어오면서, 돈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우리 중 어느 누구도 돈만 추구하는 삶을 살지는 않았기 때문에 돈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고,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다. 그러나 돈에는 다음과 같은 본질이 있었다. 많든 적든,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돈은 당신의 일상을 정의한다. 우리의 과제는 돈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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