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BLUE's

99살 대기업이 살아남는 방법 - 디즈니만이 하는 것(로버트 아이거)을 읽고 본문

스타트업 독서노트

99살 대기업이 살아남는 방법 - 디즈니만이 하는 것(로버트 아이거)을 읽고

newblue 2021. 2. 9. 22:15
반응형

지금까지 4번의 콘텐츠 동안 스타트업 CEO들의 생각을 알아봤습니다.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본인의 회사가 구글, 페이스북, 애플처럼 크게 성장하게 되는 미래를 상상하곤 합니다. 저만그런거아니죠? 실리콘밸리의 유수한 큰 기업들도 처음엔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으니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대기업 CEO의 생각은 어떨까요? '디즈니만이 하는 것'을 통해 잠시나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디즈니만이 하는 것 THE RIDE OF A LIFETIME

픽사, 마블, 스타워즈, 21세기폭스… 이들은 왜 모두 디즈니 은하계로 모여들었나?디즈니 CEO가 직접 쓴 디즈니의 제국의 비밀미키 마우스부터 어벤져스까지 전 세계가 사랑하는 콘텐츠, 기술, 창

www.yes24.com

 

샐러리맨에서 두 번의 CEO까지

그는 자서전에서 인생을 두 파트로 나눕니다. 디즈니 CEO가 되기 전까지 모든 과정을 '배우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첫 번째 - 배우다

로버트 아이거는 ABC에서 TV 스튜디오 스태프로 처음 일을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일을 하며 승진을 거듭해서 ABC CEO가 되었는데, ABC 그룹이 디즈니에 인수되어 디즈니 그룹 COO가 됩니다.

두 번째 - 이끌다

전임 CEO는 결국 성과가 안 좋아서 물러났는데, 본인도 당시에 COO였으니 공격을 받기 딱 좋은 모양새였습니다. CEO 검증과 면접을 준비하던 그는 딱 세 가지 원칙을 세워 그가 생각하는 디즈니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이야기했기에, 여러 역경을 이겨내고 결국 디즈니 그룹의 CEO가 됩니다.

 

디즈니 CEO가 되고 나서 세운 3가지 원칙 

최대한 요약을 하려고 했으나, 원문의 문장마다 두고두고 읽을 가치가 있었기에 거의 그대로 인용하였습니다. (p197~198)


1. 고품질의 브랜드 콘텐츠 창출

- 점점 더 많은 '콘텐츠'가 생산되고 배포되는 시대에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품질이다. (중략) 선택의 폭이 폭발적으로 넓어진 시대의 소비자들은 자신의 돈과 시간을 어떻게 소비할 것인가에 대한 의사결정 능력을 필요로 한다. 위대한 브랜드는 그런 소비자 행동방식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더욱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2. 가능한 최대 범위 내의 신기술 수용

- i) 먼저 고품질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기술을 활용해야 하고, 다음으로 ii)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더 현대적이고 더 적절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데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중략) 우리가 여전히 콘텐츠를 창조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현대적 유통방식이 브랜드 연관성 유지에 필수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소비자들이 우리가 창출한 콘텐츠를 더욱 디지털화된 방식으로, 모바일로 편리하게, 좀 더 사용자 친화적으로 소비할 수 없게 되면 우리의 타당성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요약하자면, 우리는 기술을 위협이 아닌 기회로 봐야 하며, 헌신과 열정, 긴박감을 갖고 기술 중심의 회사가 되어야 한다.

3.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탁월한 브랜드 콘텐츠의 창출이 첫 번째 목표라면 그다음 단계는 그런 콘텐츠를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글로벌 시장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굳건한 토대 위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성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충성고객들을 위해 전과 다르지 않은 상품만 계속 생산한다면 결코 침체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그가 디즈니 CEO였던 15년 동안 이 3가지 비전을 위해 열심히 실천했습니다. CEO에서는 은퇴하였지만, 아직 이사회 의장이기에 지금도 실천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결과는 우리가 많이 봤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들, 겨울왕국, 인사이드 아웃, 그리고 최근에 개봉한 소울 등의 애니메이션 영화들 그리고 수많은 디즈니 픽처스의 영화 목록이겠지요. 물론 여러 디즈니랜드와 수많은 굿즈들도 포함됩니다

 

사진 한 장 없는 책을 읽고, 디즈니랜드가 가고 싶어졌습니다

 

수많은 기업을 인수하되, 각자의 독창성을 주었다

디즈니 CEO가 되고 나서 그가 가장 열심히 한 것은, 아마 기업 인수였을 것입니다. (실제로 책의 1/3 정도가 인수협상 이야기입니다)

픽사, 마블, 스타워즈를 만든 루카스 필름, 그리고 21세기 폭스까지, 미국 방송계에 획을 그을만한 굵직굵직한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냅니다. 사실 저는 애니메이션과 마블 영화들을 최근에서야 보기 시작했는데, 오랫동안 해당 작품들을 보셨던 분들이라면 이 협상들이 더 깊게 와닿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픽사와 마블, 루카스 필름의 인수를 돌이켜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중략) 그러나 결국 최종적인 계약의 성사 여부는 매번 인간적인 요소에 좌우되었다. 인간적인 진실성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얘기다. 스티브는 픽사의 본질을 존중하겠다는 나의 약속을 신뢰해야 했다. 아이크는 마블 팀이 가치를 인정받고 새로운 조직 안에서 발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하고자 했다. 그리고 조지에게는 자신의 유산이, 자신의 '어린 자식'이 디즈니에서 제대로 보살핌을 받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했던 것이다.
(p339)

이렇게 그는 각 회사들의 대표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파악하고, 회사를 인수한 후에도 결국 그들이 문화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그랬기에 완벽주의이자 까다롭기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도 그에게 픽사를 넘기고, 마블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디즈니'에게 인수된 후 장점에 대해서 기꺼이 말해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와 별개로 픽사와 관련해서 스티브 잡스와 저자의 우정 이야기는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의 췌장암이 재발했다는 사실도 미리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디즈니 CEO의 리더십 스킬 3가지

수많은 회사들을 인수하며, 동시에 수많은 직원들을 통솔한 저자의 3가지 인상적인 리더십 스킬에 대해서 정리했습니다.

변화에 어떻게든 적응하라

"기술발전은 결국 오래된 비즈니스 모델을 쓸모없게 만든다. 당신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둘 중 하나다. 상황의 변화를 한탄하며 현재 상태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힘을 쏟거나, 반대로 경쟁사보다 더 열정적이고 창의적으로 변화한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p406)

대기업이라면 보통 시스템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고객들에게 가치를 전달해줄 수 있죠. 하지만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경쟁자들은 계속 나타납니다. 그래서 이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공부하고 이해하고,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한 선택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비록 그 선택이 그 전의 기업이 했던 행동들을 부정하는 방향이라도 말이죠.

 

최고의 인재에게 일을 믿고 맡겨라

저자가 CEO가 되기 전 원래 디즈니 그룹에서는 전략기획실이 존재했습니다. 아무리 각 계열사에 유능한 임직원들이 있어도, 전략기획실이 더 위에서 각 계열사별 방향을 수립하기에 독립성을 가질 수가 없겠죠. 감놔라배놔라

이에 저자는 전략기획실의 책임자를 해고하고, 부서의 규모를 과감하게 축소합니다. 신기했던 건, 이 조치 후 조직 전체의 사기가 크게 진작되었다고 합니다.  유능한 사람을 모셔오고, 그 사람을 믿고 권한까지 맡기는 방식이 낯설어(?) 생각해보니  '사업을 한다는 것'에서 맥도날드 CEO가 한 방식도 유사했습니다.

그가 원하는 대로 '사람들이 평범함을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환경'을 창출하려면, 그들에게 먼저 비범함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가능했겠네요.

 

협상은 처음부터 정직하게

'처음부터 당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초기에 엉뚱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가 거기서 깎아나가는 방식을 취하면 신뢰는 무너진다. 그런 장기적 신뢰 상실을 감수해도 좋을 만큼 가치 있는 단기적 소득이란 존재할 수 없다.' (p409)

'장기적 신뢰 상실을 감수해도 좋을 만큼 가치 있는 단기적 소득이란 존재할 수 없다'. 제가 내렸던 선택과 협상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됩니다.

 

보통 일상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협상들(연봉협상, 집 계약 등)에서, 다음과 같은 방식이 이루어집니다.

1. 원하는 가치보다 가격을 낮게(높게) 제시한다.
2. 조금씩 올려서(내려서) 중간쯤에서 합의한다.

하지만 그는 이런 방식은 장기적으로 두 사람 간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협상의 가치에 맞게 제대로 된 가격을 한 번에 제시합니다. 실제로 픽사, 마블 등의 협상에서 그는 처음부터 생각하는 적정 가격을 바로 말하고 합의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21세기 폭스의 경우, 다른 회사가 인수에 참전했기에 조금 양상이 달랐습니다) 

아무리 공을 들인 협상이라도 그만큼 빠르게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에서 기업 CEO의 선택이 얼마나 무거운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05년 10월, 저자가 취임한 이후 주가가 약 8배 정도 올라 현재 최고가가 되었습니다. (출처: 구글)

 

디즈니 영화에 뒤늦게 입문해서 최근에 부랴부랴 여러 작품들을 챙겨보고 있습니다. 디즈니가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고, 또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지 앞으로도 흥미롭게 지켜봐야겠습니다. 

 

새파란 문장들 

(p342) 그에 따라 디즈니도 이제 콘텐츠를 새롭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그것도 중개인 없이 자체의 기술 플랫폼을 통해 전달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는 다음과 같았다. 우리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찾아 변화의 선두에 설 수 있는가?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여전히 수익성이 있는 기존 사업을 축소시킬 배짱이 있는가? 우리는 우리 자신을 파괴할 수 있는가? 우리가 회사를 진정으로 현대화하고 변혁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손실을 과연 월스트리트는 용인할 것인가?

어쨌든 해야만 했다. 나는 그래야 한다고 확신했다. 

(p392) 업계의 다른 사람들과 달리 당시 우리는 변화를 기꺼이 수용했고 지금도 그때와 다르지 않았다. 15년 전 우리가 스스로 던졌던 것과 유사한 질문을 짚어 나가고 있지 않은가. 고품질 브랜드 제품이 변화된 시장 상황에서 더욱 큰 가치를 보유할 가능성은 있는가?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우리의 제품을 더욱 적절하게, 더욱 창의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가? 새로 형성되고 있는 소비 습관은 어떤 것이며 우리는 어떻게 거기에 적응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기술로 인한 붕괴 혹은 파괴의 희생자가 되지 않고, 성장을 위한 새롭고 강력한 도구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가?

 

본 포스팅의 링크로 도서를 구입하시게 되면 소정의 커미션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