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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들/당신의 계절은 무엇입니까

2020년 가을 기록 (책, 영화, 드라마, 예능, 전시)

newblue 2020. 12. 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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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만큼 다채로운 생활은 아니지만, 회사생활도 그 나름대로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

공연을 한참 좋아하던 시절, 무슨 공연에 갔는지 다 적어놓고 자주 들여다보며 뿌듯해하던 적이 있었다.
비슷하게, 적어놓기만 해도 괜히 더 생생해지는 것 같아 소소하게 이 계절을 기억해본다. 

캠퍼스에 있었을 때는 그래도 계절의 변화를 바로 알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알기가 쉽지 않다.

그때그때 끌리는 책을 읽어서, 다 안 읽게 되는 책도 있다. 사실 더 많다

<읽는 중>

소설가의 일 (김연수) : "매일 글을 쓴다. 한순간 작가가 된다. 이 두 문장 사이에 신인, 즉 새로운 사람이 되는 비밀이 숨어있다."와 "봄에 대해서 쓰고 싶으면, 봄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쓰지 말고 봄에 무엇을 보고 듣고 맛보고 느꼈는지를 쓰세요"에 큰 감명을 받았지만 책은 잠시 멈췄다. 하지만 이 두 문장만 가끔 되새겨도 괜히 뭉클하며 다 읽은 느낌.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  '꼰대'가 아닌 '어른'의 글. 많은 부분을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갈수록 존경할 만한 어른을 찾기가 어려운데, 저자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이 우리 사회에 더 많아졌으면. (적고 보니 나도 어른인가?)

원칙 (Ray Dalio) : 사계절 포트폴리오로 유명한 레이 달리오의 자서전. 원칙을 세우고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이상하게 구체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서는 더 이상 손이 가지 않았다. 사계절 내내 읽어보겠습니다

기록의 쓸모 (이승희) : 이슬아 님께서 새로운 방식의 글 구독 서비스를 만드셨다면 이승희 님은 새로운 방식의 글쓰기를 제안해주신 게 아닌지ㅎㅎ 이렇게 남겨야겠다는 생각도 잠깐 읽은 이 책 덕분.

"세상은 두 가지 유형의 사람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기록을 하는 사람과 하고 싶은 사람."

 

모두 거짓말을 한다 (seth stephens-davidowitz) : 데이터 분야의 일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다 이런 책을 쓰고 싶어 하지 않을까ㅎㅎ '일상생활 속 편견을 깨부수는 구글 검색 기반의 실제 데이터 이야기'라는 문구에 꽂혔지만 생각보다 진도가 안 나간다. 이 책은 다 읽고 리뷰할 예정.

어디서 살 것인가 (유현준) : 유튜브로 먼저 접했다가, 강연이 너무 와 닿아서 읽고 있다. 생각보다 빈약한 주장/근거들도 가끔 있었지만, 그에 상관없이 철학은 완전 200% 동의했다. 저자의 주장처럼 우리나라도 이상한 간판 투성이의 거리들 말고, 개성을 가진 거리가 많아졌으면. 아파트들이 담을 쌓아서 성을 만드는 게 아니라, 각자의 집에서 10분만 걸으면 공원이 나올 수 있었으면. 누구를 만나려면 굳이 카페에 가지 않고도 집이나 공동의 공간에서 만날 수 있길.

부자 언니 부자특강 (유수진) : 부자가 되려면 결국 돈 덕질을 하라는 게 인상적이었다. 재테크 책을 읽다 보면, 각종 용어와 방식들이 등장하는데, 천천히 익숙해지고 있다. 읽다가 자꾸 덮고 가계부나 은행/카드 앱을 계속 들어가게 되는 게 포인트.

부의 추월차선 (M. J. DeMarco) : '인도' 말고 '서행 차선'도 말고, '추월차선'을 타게 결국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까지 읽었다) 사실 점점 모든 재테크 관련 책들이 비슷한 말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다 읽음> 파란색은 새파란 추천도서

9평 반의 우주 (김슬) : 방을 구하고 혼자 살아본 사람이라면 다들 공감할 글. 읽으면서 선릉 근처에서 돌아다니면서 봤던 월 30만 원 고시원의 절망의 냄새와 월 100만 원 선정릉 라이프(원룸)의 성공의 향기가 바로 생각났다. 밑줄을 그었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내가 무슨 일을 하고, 그것에 얼마만큼의 만족감을 느끼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와 "어쩌면 지나간 시절을 돌아보며 해석과 의미를 덧 그리는 것이 우리가 우리의 삶을 위로하는 방식인지도 모르겠다"에서 한때 즐겨봤었던 paper와 대학내일 생각이 났다. (실제로 글도 쓰셨다ㅎㅎ)

협상의 10 계명 (전성철) : 이 책을 회사 연봉협상이랑 원룸 계약을 하기 전에 읽었으면, 아주 좋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실제로 그 후에 어떤 제안이 하나 있었는데, 전에 그랬던 것처럼 넙죽 받는 게 아니라 한 번 카운터 오퍼를 해봤더니 의외로 상대방이 어느 정도 수락했다. 이렇게 그때마다 삶에서 놓인 선택지 안에서 10%, 20%씩 추가해서 꾸준하게 조금씩 좋은 선택을 한다면, 언젠간 성공 비슷한 것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무엇을 위해 살죠? (박진영) : 갈수록 꾸준한 사람들이 멋있다. 유재석, 박진영 이런 사람들. 그런데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 완벽한 사랑을 하고 싶어서 그렇게 열심히 살았다는 걸 보니 사랑이 그만큼 위대한 것 같기도 하고 참. 종교적인 부분은 괜히 낯 뜨거워(?) 일부러 패스했다.

빛의 과거 (은희경) : 1977년 한 여대 기숙사 생활(을 오랜 시간이 지나 돌아보는) 이야기. 시점이 계속 바뀌어서 헷갈릴 수 있다. 은희경 님의 책을 꽤 많이 읽은 것 같지만, 새의 선물에서 "때론 나는 나를 둘로 나눈다. '보여지는 나'로 하여금 나를 행동하게 하고, '바라보는 나'가 그것을 바라본다."라고,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서는 "애인이 세명쯤 있어야 안정적이다. 나에겐 다른 애인이 두 명 더 있기에 너를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진희를 이길(?) 캐릭터를 아직 찾지 못했다ㅎ.ㅎ 하지만 오랜 기숙사 생활을 통해 타인과 같이 살아간다는 것, 언제 어디서든 만날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의 의미와 장단점을 잘 알기에 많은 부분에 공감하며, 또 추억하며 읽었다.

같은 달을 보지만 모두 다른 꿈을 꾼다 (김동조) : 트레이더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트레이더는 선택을 빠르고 정확하게 잘 내려야 하는 사람들인데, 결국 그게 우리 삶과 비슷할지도. 단순한 날짜별로 짧은 일기(혹은 블로그 글)의 모음인데 신기하게 서사가 느껴진다. 책을 읽다가 좋아하는 구절이 생기면 찰칵 사진을 찍는데, 이 책은 정말 많이 찍었다. 문장이 짧고 간결한데, 오히려 그래서 더 좋다. 곧 따로 리뷰할 예정.

그리고 이 말을 퍼뜨리고 다녔더니, 듣는 사람들도 좋아했다.

 

승려의 수수께끼 (Randy Komisar) : 스타트업에서 '한지평'이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보면 된다. 많은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고, 현재 VC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이다. 일단 돈을 번 다음에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걸 먼저 하라는 게 주된 메시지이다. (물론 실용적인 스타트업 이야기도 꽤 있다.)  그렇게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가장 큰 위험부담은 미래의 행복을 위안으로 삼으면서 하고 싶지도 않은 일에 평생 인생을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라는 말을 읽으면서 저자에게서 스타트업 정신과 동시에 오히려 예술혼이 느껴졌는데, 어쩌면 두 말이 같을 수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Robert Kiyosaki, Sharon Lechter): 역시나 책을 읽고 계속 생각하고 실행하게 만든다. 읽던 책을 덮고 무엇인가를 하게 만드는 책이 효과적인 책 아닐까. 덕분에 미루어 두었던 금융 상품에 가입했다. 리뷰는 아래에.

 

경제적 자유를 얻을려면? 결국 생각과 행동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리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국내도서 저자 : 로버트 기요사키(Robert Kiyosaki) / 형선호역 출판 : 황금가지 2000.02.10 상세보기 대학 내내 문학만 고집했었는데, 기숙사에서 벗어나 월세를 내기 시작하니

new-blue.tistory.com

돈의 속성 (김승호) :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약간 재테크 장편소설이라면, 이건 초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질이 좋은 돈을 모아라. 천천히 부자가 되는 게 가장 쉽다. 복리를 이용해라. 일단 자신만의 기준을 가져라. 투자 vs 트레이딩 중 어느 방법을 선택할지 파악해라. 자산이 스스로 일하게 하라. 좋은 태도와 습관이 중요하다. 1억 모으려면 신용카드 잘라라 (마침 인생 첫 신용카드를 신청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투자 상품에 갖는 관심의 아홉 배를 자산배분에 쏟기 바란다." 같이 짧게 짧게 다양한 메시지를 던진다. 

 

영화, 드라마, 예능

이상하게 갈수록 호흡이 긴 작품은 안보게 된다. 그저 유튜브만 반복......

범죄의 재구성(how to get away with a murderer)  - 시즌 1이 진짜 엄청 재밌었다. (프리즌 브레이크 / 하우스 오브 카드 / 종이의 집 스타일) 보통 미드가 다 그렇듯이, 마지막 장면을 보면 다음 화를 안 볼 수가 없다! 하지만 갈수록 파국이어서 결국 시즌2부터는 나무위키 줄거리를 읽는 것으로 대신했다.

스타트업 - 아직 2화가 남았다. 한지평이 아주 불쌍해 죽겠지만, 왠지 불쌍한 채로 끝날 것 같다ㅎㅎ 초반부에 호흡이 빠르다가, 중간에 주인공들의 감정선들이 드러나면서 느려졌다. 동시에 서사도 살짝 산으로 갔다.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의 소재(삼각관계, 병)와 기법을 가지고, 아마 늘 그렇듯 감동적인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을 소재로 다루고 있어서 너무 좋고 반갑다. 우리 사회에 창업가만큼이나, 창업가를 이해할 수 있는 연인, 가족, 친구, 동네 사람, 페이스북 친구(?)가 많아졌으면 좋겠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근두근 코딩 로맨스'는 정말 거짓말이다ㅎ.ㅎ)

쇼미더머니 9 - 역시 본선이 조금 남았다. 거의 모든 쇼미 시즌을 다 봤는데, 이번에는 겉멋 든 참가자들이 별로 없어서 좋다. 돈 아니면 욕으로 도배인 가사도 상대적으로 덜해서 역시 좋다. 쿤디판다, 원슈타인, 머쉬베놈, 릴보이 같이 스타성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새로 나온 것 같지만 결국 최대의 수혜자이자 주인공은 스윙스와 저스디스 아닐지ㅎㅎ

전시

TeamLab : LIFE

사실 전시도 전시였는데, DDP 근처 상권이 아예 박살 나있어서 더 놀랐다. 빠르게 보기보단, 천천히 멍을 때리면서 보기 좋다. (하지만 못 앉게 해서 다리가 아프다.) 디뮤지엄 스타일의 인스타용 전시보단 나은 편이긴 한데, 역시 사진 찍으러 많이 오신다ㅎ.ㅎ 체험형 미디어아트라서 예전에 키넥트로 공연+전시했던 게 생각나서 추억에 잠깐 잠겼다. 딱 세상 번뇌를 잠시 다 내려놓고 평화의 동굴을 다녀온 기분.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당신의 계절은 무엇입니까'는 제가 좋아하는 한 노래의 제목에서 따왔습니다. 

그럼 2021년 겨울을 마무리할 때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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